총알 한방

내가 군대생활할때 내무반 앞마당을 아침마다 길다란 싸리빗자루로 둥근 싸인파곡선처럼 쓸었습니다.
어제의 싸인곡선이 지워지지도않았는데 그위에 겹쳐서 또 쓸었습니다.
“후움~ 무엇때문에 이런 쓸데없는짓을 아침마다하는것이쥐?”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그거야머, 매일매일 정신이 해이해지지않도록하는 하나의방법이었겠지요.
전쟁이 일어나지않으면 군인은 필요없는것입니다.
전쟁이 일어날것을 가정하여 여러가지 싸움하는법을 가르치고 건강하라고 규칙적으로 잠재우고 일어나 아침구보하고 밥많이 먹여서 팅팅~살찌게 만들어서 전쟁이 일어날라치면 온갖산하를 뛰어다니면서 총알에 맞아 죽게만드는것입니다.
싸인곡선이 그려진 마당한켠에는 큰거울이있고 그옆에
“군인의길”이라고쓴 게시판이있고,
또 그옆에는 잘생긴 표준군인이 서서 경례하는모습이그려져있고
“용모단정”이라고 써있습니다.
반대쪽에는 각종 병기들, 총,대포,칼,철모 등등 이런것들이 그려져있고, 제목은
“군장비 가격표” 라고 씌여있었습니다.
그거를 보니까 다른것은 잊어버렸는데,
“에무앙 총알 1방”의 가격이 써있는데 80원이었습니다.
물론 사람이 총알 한방을맞고 죽지는않습니다.
그렇지만 정확하게 심장이나 중요부분에 맞으면 죽기도합니다.
상처보다는 많은 출혈이있으면 죽게되는겁니다.
내가고딩핵교때 화학을 배우면서 들은 얘기인데 사람의 몸은 아주조금의 무기물 즉, 칼슘,나트륨,철, 이런것들 빼고는 거의 유기물, 탄소 수소 산소..띠리리 띵띵.. 75퍼센트나되는 물로 이루어져있습니다.
그것들을 모두뭉쳐서 물은 가격이없는것이라고 치고 합산하면…
35원어치라고 그럽니다.
80원 한방에 맞아서 35원이 죽는것이지요…
또, 얼마전 유행했던 베르베르의 “개미”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그책의 얘기가아니라 지구상에있는 인간 60억을 모두 믹서에넣고 갈아서 지구위에 깔아놓으면 1.5밀리미터가 된다고합니다.
그런데 지구상의 곤충을 전부 그런식으로 깔아놓으면 거의 4밀리미터가 된다는 터무니없는것이기는 하지만 누군가가 재미로 써놓은거를 읽은적이있습니다.
4미리미터? 1.5미리미터?
80원에 맞고죽는 35원짜리 사람들…
그러고보니 전쟁은 몇천원어치 되지않는 것이로군요..

출처 : 보아님의 블로그